엄마들은 아이의 예방접종은 꼭 해도 안과 검진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하지 않는다. 아이가 TV나 책을 너무 가까이서 본다거나, 눈을 찡그리며 물체를 보면 그제야 안과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 하지만 약시는 만 6~7세 이후에는 정상 시력으로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만 3세 이후에는 안과 정기검진이 꼭 필요하다.
약시는 만 6세 이전에 발견하면 고칠 수 있다
대치동에 사는 주부 최진희씨는 얼마 전 여섯 살 난 딸 희연이를 데리고 안과를 찾았다. 최근 사물을 볼 때 아이가 자꾸 눈을 찡그리기 때문. ‘별 이상 없겠지’ 했는데 ‘약시’ 판정을 받았다.
의사는 “희연이는 한쪽 시력만 안 좋아 생활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특히 발견하기 어렵다”며 “6세 이전에 조기 발견한 것이 무척 다행”이라고 했다. 6세가 지나면 뇌의 시각중추에서 약한 쪽 눈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아예 인식하지 않아 그 시기가 지나면 고칠 수 없기 때문.
아이들은 대체로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으로 처음 시력 검사를 하기 때문에 이때 약시를 발견하면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희연이도 조금만 늦었다면 약시 최대교정시력이 0.8 이상 나오지 않거나 양 눈의 최대교정시력의 차이가 시력표의 두 줄 이상 날 뻔했다.
약시는 희연이처럼 한쪽 눈에만 근시・원시・난시와 같은 굴절이상이 생겨서 양 눈의 굴절 상태가 다른 이른바 ‘짝짝이 눈’이거나 아이의 눈동자가 돌아가는 사시나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1백 명 중 1~2명이 약시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아이가 사시거나, 움직이는 물건을 시선이 따라가지 못할 때, 한쪽 눈을 가렸을 때 장난감을 찾지 못하거나 자꾸 눈을 찡그릴 때 등의 모습을 보일때는 약시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약시는 반드시 성인 시력이 완성되는 만 6세 이전에 발견해야 고칠 수 있다.
굴절이상인 근시· 난시 · 원시는 정확한 시력 측정 후 안경 착용해야
이외에도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눈 이상으로는 근시・난시・원시 등의 굴절이상이 있다. 굴절이상의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부모가 눈이 나쁘거나 지나치게 가까이서 물체를 보는 등의 요인이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근시는 우리가 흔히 ‘눈이 나쁘다’라고 얘기하는 현상으로, 멀리 있는 것이 잘 안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엄마, 아빠가 근시일 경우, 산이나 바다 등 멀리 있는 곳을 바라보는 대신 실내 활동이 많은 경우 잘 생긴다고 추측하고 있다.
물체의 초점이 잘 안 맞는 난시는 아이에게 흔하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한 눈에만 난시가 심하거나 두 눈 다 난시가 심한 경우 약시가 생길 수 있다. 가까운 것이 잘 보이지 않는 원시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편이다. 원시는 아이가 자라면서 안구의 크기가 변하면 대부분 증상이 줄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원시가 아주 심한 경우에는 성인이 되어도 안경이 필요할 수 있으니 정확한 검진이 필요하다.
김안과병원의 소아안과 전문의 김응수 교수는 “아이들 눈이 나쁘다고 하면 심하게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근시나 원시, 난시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꼭 안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받았을 때 안경을 써서 1.0의 시력이 나오면 정상적인 시력 발달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이죠”라고 했다. 덧붙여 눈을 좋게 하는 특정 음식이나 생활법도 확실히 증명된 것은 아니라며 시력을 정확히 측정한 뒤 안경을 맞춰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눈을 유지해주는 생활법
눈을 좋게 하는 방법은 없지만 눈의 피곤함을 덜어줘 시력에 좋은 영향을 주는 생활법은 있다. 바로 멀리 있는 사물을 보는 것. 가까운 것만을 보는 실내 활동 대신 멀리 있는 물체를 볼 수 있는 야외 활동을 하거나, TV나 책을 멀리 떨어뜨려 보는 등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길러주면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다.
01 야외 활동하며 녹색 많이 보기
눈을 좋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원거리에 있는 물체를 많이 보고 녹색을 보면 눈의 피로를 풀어줘 눈 건강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집 근처 공원을 매일 30분 이상 산책하고 주말엔 근교의 식물원 등을 방문해 아이에게 녹색과 원거리의 사물을 많이 볼 수 있게 해주자.
02 TV나 책 멀리서 보기
TV를 볼 때는 TV와 아이가 최대한 거리를 둘 수 있게 TV가 놓인 맞은편 벽에 기대어 보게 한다. 소파나 의자를 벽에 놓고 그 앞에 선을 그어 “TV는 이 금을 넘지 않아야 볼 수 있는 거야”라고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 TV를 오래 보면 눈의 깜빡임이 적어져 피로를 느끼기 쉽다. TV는 30분 이상 보지 않게 하며 밝은 조명 아래에서 눕거나 비스듬히 기대지 말고 똑바로 앉아서 볼 수 있게 한다. 혹시 자꾸만 TV를 가까이서 보려 하거나 고개를 돌린다거나 째려보는 증상이 있으면 굴절이상이나 사시의 검진을 위해 안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책은 30cm 이상 거리를 두고 보는 것이 눈 건강에 좋다. 아이가 어린 경우 스스로 책을 들고 보기 어려우므로 엄마 무릎에 앉히거나 함께 책상에 앉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보여준다. 엎드려서 책을 보면 책에 그림자가 생기므로 아이가 책을 볼 때는 아이 책상에 앉혀 바른 자세로 보는 습관을 길러준다.
03 잘 먹고 잘 자기
아이에게는 잘 먹고 잘 자는 것만큼 성장 발육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시력은 뇌의 시각중추로부터 영향을 받는데 뇌는 정상적인 생활 리듬 속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 보통 눈에 좋다고 해 비타민 A가 많은 당근, 시금치, 치즈 등이나 눈 조직을 보호하는 칼륨이 든 사과, 바나나 등을 많이 먹이기도 하는데, 이것이 특별히 시력을 더 좋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성분이 눈에 필요한 영양분이기 때문에 부족하지 않게 하루 권장량만큼만 먹이면 충분하다. 또 눈과 몸 건강은 함께하는 것이므로 편식하지 않고 몸에 좋은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것이 눈의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check 우리 아이 사시일까 아닐까
생후 3개월이 지나도 엄마와 눈을 못 맞추는 경우
밝은 곳에 나갈 때 눈을 심하게 찡그리는 경우
아이가 졸려할 때나 멍하게 있을 때 눈이 돌아가는 경우
자주 초점을 잃어버리거나 시선이 똑바르지 않은 경우
고개를 기울이고 보는 경우
일정한 곳을 주시하지 못하고 눈동자가 고정되지 않는 경우
낮에 외출할 때 눈부셔 하거나 자주 눈을 찡그리는 경우
정면으로 눈을 마주쳤을 때 눈동자가 좌우 대칭이 안 되는 경우
움직이는 물건을 눈동자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 위 항목 중 1개 이상 증세가 있다면 꼭 안과를 찾아 전문의에게 진료받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