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일찍부터 경제관념을 심어주어 나중에 남들보다 빨리 자립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아빠도 있었고,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를 위해 언제 필요할지 모르는 교육비 명목의 목돈을 준비해두는 아빠도 있었다. 이 땅의 아빠들, 담뱃값과 술값 아껴 아이들에게 투자하다!


“아이가 태어난 지 2개월째 되었을 때 어린이 변액보험에 가입했다. 실은 주말부부로 일주일에 한번 보는 것이 전부인지라 그런 상황에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가 변액보험을 떠올린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후자금을 위해 변액보험을 들지만 나의 경우 아이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든든한 독립자금이 되어줄 것 같아 매달 10만원씩 납입하고 있다.” 이창설(33·KFG재무설계사)


“중1 아들이 있는데 그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다 종신보험, 교육보험을 들었다. 2년 전부터는 IBK의 적립식 펀드에도 가입했다.” 이경호(46·보험업)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를 두고 있는데, 아이를 위해 삼성투신운용의 ‘착한아이 예쁜아이 펀드’에 가입했다. 이 상품은 가입을 하면 영어마을 캠프나 유학 설명회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아이에게 좋을 것 같아 2년 전에 시작했다. 또 시간이 나면 틈틈이 아이에게 영어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송승용(43·재무컨설턴트)


아이의 인생을 뒤흔들 만큼 멋지고 좋은 경험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아빠들은 고민한다. 이왕이면 아이의 심장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선사해주고 싶은 것이다. 아이에게 마음껏 세계여행의 기회를 주는 것. 여행업에 종사하는 아빠들이 가장 두 팔 벌려 하고 있는 아빠노릇이었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이 있는데 초등학생 때부터 숙제를 함께하곤 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는 함께 박물관, 유적지 등을 찾아다니며 그곳에 대한 숙제를 할 때 아이 옆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 작업을 도왔다.” 진순환(42·회사원)


“4학년 딸과 2학년 딸, 3세 아들을 위해 국내 박물관을 함께 많이 다닌다. 최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다. 조만간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특별기획전도 함께 보러 갈 예정이다.” 최원석(43·롯데관광)


“중학교 1학년 아들이 있는데 지금까지 해외여행을 열 번 정도 보냈다. 사내아이니까 세계를 넓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다. 그중에서도 초등학교 2학년 때 간 유럽을 가장 좋아했는데, 각 나라의 문화 역사를 접하면서 아이의 식견이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역사적 지식도 풍부해진 것 같다.” 서정호(43·롯데관광)


아이의 교육에 있어 엄마의 회초리만큼 강한 것이 바로 아빠의 포옹이다. 늦은 밤 술에 취해 돌아와 자는 아이를 깨워 억지로 하는 스킨십이 아니라, 함께 목욕하거나 껴안음으로써 아빠의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게 이전의 아빠들 모습이었다면, 요즘은 스킨십도 자연스러운 아빠가 대한민국 아빠다.


“두 살짜리 딸아이에게 아빠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살포시 안아주고 같이 살을 맞대고 뒹굴며 놀아주는 일이다. 하루에 10~15분씩 침대 위에서 아이와 살을 맞대며 놀아준다.” 장성식(31·회사원)


“중학교 1학년 딸아이를 두고 있는데, 아이가 어렸을 때 책을 보다가 우연히 발바닥을 주물러주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글을 읽었다. 그래서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될 때까지 아빠표 발바닥 마사지를 해줬다(그때까지 아빠가 주물러주지 않으면 잠을 못 잘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때는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주말이면 내가 먼저 책을 꺼내 읽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아이도 책을 꺼내와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었다. 평소에 ‘공부해라’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대신 학교 갈 때 ‘잘 놀다와라’라고 말해주며 아이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 김상호(48·여행업)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과 6학년인 딸을 두고 있는데, 아들과는 같이 자주 목욕하는 편이다. 유일하게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정석(42·직장인)


내 아이와 가장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대화’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딸아이의 경우 사춘기를 지나면서 영영 멀고먼 사이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빠들은 딸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한다.


“3학년, 6학년인 딸아이를 두고 있다. 진짜 아빠노릇이란, 아이들에게 아빠의 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일을 열심히 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가장 훌륭한 아빠노릇이 아닐까? 나의 경우 매일 아이들의 일기를 봐주고, 침대에 누워 아이들과 10분 정도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아빠가 하루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아이들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는 뜻 깊은 시간이다.” 선정욱(41·회사원)


“일곱 살 난 딸이 미술학원 갔다 돌아오는 시간은 저녁 6시. 일하다가도 이때만큼은 직접 아이를 픽업하러 학원에 간다. 그곳에서 집까지 오는 5분 동안은 아빠와 딸이 오붓하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아이와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군지, 아이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를 안다는 것. 그것이 진짜 아빠노릇이 아닐까?” 이호영(43·‘아빠가 만들어준 빵’ 베이커리 운영)


“중학교 3학년인 딸아이와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둘을 두고 있다. 세 남매가 좋은 품성을 가지고 훌륭히 자라도록 도와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칭찬을 많이 하는 것. 물론 혼을 낼 때도 있다. 하지만 벌을 주는 것이 단순히 채찍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이와 대화를 통해 아이가 잘못한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편이다.” 장상길(44·프리랜서)


유독 아들을 둔 아빠의 경우에는 몸을 부딪혀가며 함께 운동한다는 대답이 많았다. 그중에는 아들이 어린 시절부터 운동으로 몸을 다져 훗날 멋진 운동선수가 되었다고 말하는 아버지도 있었다. 건강도 챙기고, 아이와의 사이도 더 가까워지는 운동은 함께 땀 흘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이 될 수 있다.


“스무 살의 대학생 아들과 스물두 살의 군인 아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과 5~6세 때부터 함께 운동을 많이 했다. 종목도 볼링, 축구, 농구 등 다양했는데, 그래서인지 현재 작은아들은 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형구(47·재무컨설턴트)


“평일에는 퇴근이 9시에서 10시 사이라 함께 놀아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따라서 주말에 같이 운동을 즐기는 편인데, 주로 자전거를 많이 탄다. 흠뻑 땀 흘린 후 함께 목욕하고 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부자 사이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김우영(35·시스템 엔지니어)


“중학교 1학년 아들과 나의 주말 스케줄은 늘 정해져 있다. 교회에 갔다가 농구나 배드민턴을 즐기는 것. 여건이 되면 축구나 인라인스케이트도 즐기고, 아이가 호기심을 느낄 만한 전시가 있으면 미술관도 같이 간다.” 문기철(41·은행원)


“여섯 살 사내아이를 두고 있는데 평일은 힘들지만 주말에는 2~3시간 함께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주로 축구나 야구를 하며 이따금 공원을 산책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눈다. 아이와 대화를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아이의 사고에 나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영하(38·사무직)


그 밖에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에게 아빠노릇을 하기 위해 담배를 끊거나 술자리를 줄이는 아빠들도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엔 음주가무에 한몸 바쳤던 아빠들도 아이 앞에선 꼼짝 못하는 모양. 어쩌면 ‘아빠노릇’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아빠로서 자녀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 아닐까?


“아내가 아이를 갖기 한달 전부터 금연을 시작했다. 현재 아이는 6개월째 엄마 뱃속에서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고 나는 금연을 7개월째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회사에서라도 담배를 피우게 되면, 그 안 좋은 공기가 집안까지 밴다고 하여 열심히 금연 중이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유혹? 뱃속의 아이가 그 유혹을 막아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기호(39·사무직)


“일주일에 네 번 정도였던 술자리를 7개월짜리 아들을 위해 대폭 줄였다. 술자리의 유혹을 뿌리치고 매일 제시간에 퇴근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자장가도 불러준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자장가는 ‘곰 세 마리’.”


출처 : [여성조선]

Posted by one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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